온라인이지만 시간이 가니 학기도 바뀌었다. 새 학기 즈음에 으레 맞는 이 기분. 우선 학생들이 궁금하고 지난 학기의 후회와 아쉬움을 딛고 새로 감당해야 할 각오와 다짐 그리고 적절한 나름의 원칙 같은 것들이 있다. 여기까지가 내가 겪었던 일반 사회의 학기 전 현상이다. 그러니 새 학기를 맞는 느낌은 늘 이렇게 새로운 각오와 희망, 그리고 기대가 절대적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다르다. 가르쳐야 할 대상의 윤곽. 새 학기 시작 겨우 2주 전이라야만 나는 내가 전념해야할 수업의 범위를 더듬더듬 알 수 있다. 그 2주부터는 부리나케 수업 준비를 할 수 있다. 그 전에 그것을 묻는다면 경을 칠 노릇이 된다. 여기 온지 1년이 넘었지만 한 번도 교원의 희망 사항조차 묻는 법이 없었다. 어찌하여 난 중급 주중반과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