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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거의 2년 전, 영국의 브렉시트 문제가 국민투표를 거쳐 탈퇴하는 쪽으로 결정되고 전 세계는 이 현상이 몰고 올 자국의 파급효과에 대해 지금까지도 주판알을 튀겨가며 설왕설래가 많다. 영국이 갖고 있는 금융시장의 힘이 그만큼 세계에 큰 영향을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민투표 결과대로 이행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몇 단계가 있는데 그것이 지금 핫이슈가 되어있는 모양이다. 그 중 하나는, EU 헌법과 같은 효력이 있는 리스본 조약 article 50을 발효해야 하는데 그것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내부 문제를 포함한 제반 협상을 올 10월 말까지는 완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이제는 초읽기에 걸려 시간을 다투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국민투표 결과가 난 2년 전 초기에는 2차 투표를 해야 한다는 여..

그때 생각들 2022.05.11

말에서 상처 입고 글로 치유하기

지난주 열린 청와대 국무회의는 좀 특별한 일이 있었다.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은 물론 참석한 비서관들에 이르기까지 한복으로 회의장이 화사해졌다. 오랜 코로나 방역으로 결혼식·돌잔치 등이 취소되고, 관광객도 줄면서 한복 수요가 위축돼 우리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한복 산업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대통령은, “종사하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위로와 응원이 되기를 바란다."며 "한복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생활 속에서 친숙하게 누리는 문화가 점차 자리 잡기를 바라며, 한복을 입고 모일 수 있는 일상이 빨리 다가올 수 있도록 코로나 백신 접종과 방역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서 "한국의 문화에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라며 "K-팝과 K-드라마가 세계를 휩쓸고, 영화, 게임, 웹툰 등 한국의 ..

그때 생각들 2022.05.11

달란트

공정거래위원회의 퇴직자들이 재취업을 위해 퇴직 5년 전부터 경력을 관리하는 등 불법과 편법이 자행된 공정거래위원회의 실태가 보도되었다. 실제로 퇴직 후 재취업을 위해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받은 47명을 관찰한 결과, 같은 급수의 퇴직 공무원들이 5대 그룹 내 특정 보직을 이어받아 온 것으로 밝혀졌다. 사실 이번 발표는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그들의 갑작스러운 전입 사실은, 대졸 신입사원부터 근무해왔던 평범한 직원들이 얼마간 ‘여기를 계속 다녀야 하나’면서 몇몇이서 어우러진 술자리의 안주거리로 씹히곤 했다. 그리고선 이내 투명인간처럼 무력해진 그들의 존재의미에 그나마 안도하곤 했다. 임원이 되면서 발생된 대관업무 문제를 파고 들어가 봤더니 그들을 활용하란 게 일반화된 회사의 논리였다. 그러나 그때는 제조..

카테고리 없음 2022.05.11

나를 찾아야겠다 3

내 마음을 그렇게 먹고 나니 비로소 편안한 상태가 되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어느 날 나는 내 골프백에서 ‘S'가 사라졌음을 알았다. 한 동안 이리저리 문의해보고 찾아봤지만 종적이 없었다. 하는 수 없어 중고 채를 구해 지금껏 운동을 해오고는 있지만, 이것은 매번 잘못 맞은 공을 탓하는 좋은 핑계거리가 되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친구의 골프백에서 사라졌던 나의 ’S'가 나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말하자면 그런 기분이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기간은 너무 길었다. 내가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무렵이었으니까 30년도 훌쩍 지나지 않았나싶다. 아스라한 느낌이었다. 언젠가 가 보았던 안데스의 아타카마 사막, 2천만년 동안의 긴 세월 동안 비가 오지 않아 지구에서 가장 메마른 곳으로 유명한 그 모래언덕..

카테고리 없음 2022.05.11

나를 찾아야겠다 2

지난 5월 초 우연히 알게 된 ‘외씨버선 길’로 계획한 이번 여행은 장마로 1주일 연기한 끝에 드디어 결행했다. 가야겠다고 생각하면 행동에 옮기면 그만인 것을 ‘결행했다’고 표현한 까닭은 나름대로 모종의 의도가 있었다. 환갑 진갑 다 지난 늦둥이 교수로서의 생활도 막바지에 이른 지금, 은총과 재앙이 함께 하는 믹스트 블레싱(mixed blessing)시대를 그저 평소 발걸음으로 걸어 들어가서는 안 되겠다는 조바심이 제일 컸다.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문제는 지금까지 늘 마주쳐왔던 ‘학교생활과 회사생활 그리고 가정생활’이라는 명제와는 달리 좀 무거운 주제였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우리는 인생의 단계마다 새 출발의 축복 속에 시작해 왔고 다음 단계에 새롭게 다가 올 패자..

카테고리 없음 2022.05.11

나를 찾아야겠다 1

얼마 전, 부부 모임에서 안동 하회마을과 근처 주왕산을 비롯한 문화 여행을 갔다 온 적이 있다. 잘 구성된 일정으로 인해 만족할만한 여행이었음은 물론이나, 주변에서 보인 비격식적인 행동과 격식적인 관념 사이의 갈등 문제로 꽤 깊숙한 고민에서 한 동안 빠져 나오지 못한 경험이 있었다. 주왕산 장군봉까지 갔다가 도보로 막 내려 갈 즈음이었다. 눈에 익은 팻말이 보였다. ‘외씨버선 길 2.4km’. 청록파 시인 조지훈의 ‘승무’는 중학교 시절부터 외우던 유명한 시가 아닌가. 나도 모르게 그 자리에 붙어 서서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버선이여’를 외치고 말았다. 주변에 몇이서 그런 날 발견하고 이상하단 표정을 짓는 것 같았으나 난 전혀 관계치 않고 그 다음을 이어 가만히 읊조렸다. 기분이 날아..

카테고리 없음 2022.05.10

까치설과 음력

설이라는 이름의 유례는 몇 가지 설(說)이 있지만, ‘새로 온 날이 낯설다’는 의미에서 그 어근인 ‘「설다」에서 왔다’로 보는 시각이 제일 우세하다. 그런 연유에서 일까. 우리는 연말 한 해를 보내면서 적극적인 의미가 내포된 「송년(送年)」이란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아쉬움을 표출한 반면에, 해가 바뀌는 새 해에 대해서는 이에 걸맞은「영접(迎接)」이란 표현을 찾아내기가 어렵다. 다만 「송구영신(送舊迎新)」이란 사자성어가 예부터 내려 올 뿐이다. 아마도 과거의 일에 대해서는 취사선택하여 버릴 것과 남길 것을 구분한 적극적 의미를 보이면서도, 어차피 도래할 미래에 대해서는 낯설지만 간구하는 자세와 함께 경건한 태도를 견지해야만 한다는 숨은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이렇듯 음력설을 쇠는 우리의 풍속에 설이라는 ..

카테고리 없음 2022.05.10

커피

우리가 즐겨 마시는 커피는 기후와 환경조건이 최적으로 알려져 있는 브라질을 위시한 남미가 원산지는 아니다. 또한 처음에는 지금처럼 드립으로, 아메리카노로 구분하여 마시지 않았고 귀하고 비싸 약재로 알고 직접 씹어 먹었다. 역사가들에 의하면, 525년 에티오피아가 예멘 지방을 침략할 때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커피가 아랍으로 전해졌다고 한다. 그 커피의 산지가 바로 에티오피아의 카파였다. 얼마나 그 맛이 오묘했으면 처음 대한 커피 이름을 카파로 알고 연호했을까. 당시 예멘인들의 표정과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로부터 10세기가 훨씬 지난 후, 유대인들은 이 지역 에멘의 ‘모카’를 독점 무역항으로 선언하며 유럽으로 커피를 공급하였고 자연스럽게 ‘모카커피’란 말이 오늘날까지 불러지게 되었다. 인류 역사를 통해 오랜..

카테고리 없음 2022.05.10

헤디 라마르(Hedy Lamarr : 1914-2000)

영화 에서 그녀의 요염한 연기에 반해 어린 시절 영화 잡지에 빠지게 했던 장본인. 이제 오스트리아 출신의 이 아름다운 여배우와 관련한 얘기를 하려 한다. 크리스챤 가풍 속 집안 분위기, 내 어린 시절 기독교 영화가 개봉되면 가족들 모두 단체관람 했던 추억이 있다. 영화는 정말 종합예술이다. 오감이 동원된 감정이입을 통해 쉽게 감동을 받고 극중 인물의 역할에 동화된다. 유난히 감수성이 예민했던 큰누이. 지금은 고인이 된 그녀는 같은 영화를 2회, 3회씩 보곤 했다. 내가 그 연유를 묻자, 빙그레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이번엔 여주인공으로 보는 거야. 영화를 즐기는 방법치곤 괜찮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난 한 번도 그러지는 못했다. 벤허, 십계, 쿼바디스 등을 그렇게 보았고, 삼손과 데릴라는 아마도 사춘기 ..

카테고리 없음 2022.05.10

한 여름 밤

장마가 빨리도 왔다. 지구 온난화로 한반도의 기후가 아열대 징후를 보인 게 일이 년이 아니니 이젠 더위고 장마고 예전과 다를 것이다. 동남아 출장길에 만난 스콜로 구두가 흠뻑 젖었던 낭패스런 일이 우리에게조차 예사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오락가락한 일기불순으로 예정되었던 운동 계획이 잠정 보류 중, 그러나 찬찬이 예보를 뜯어보니 다행히 빗줄기는 피할 수 있겠다싶어 얼굴이라도 보자고 고집을 피워둔 터였다. 사실, 골프는 서울 생활에서는 일종의 사치였다. 비용도 터무니없었고 예약도 어려운데다가 동반자의 예기치 못한 문제로 팀 형성 자체가 늘 문제였다. 그러나 가장 큰 장애는 역시 시간이었다. 주말 새벽에 출발하여 잠들 무렵에 집에 들어와 다음 날 근무 걱정을 해야 했으니, 월급쟁이에게는 항상 무리였다. ..

그때 생각들 2022.05.10